2025년 8월, 미국 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력설비 산업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대규모 전력망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가정이나 상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중소형 변압기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며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가격 인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전력 인프라 공급망과 한국 주요 기업들의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 초고압 변압기가 관세 타깃이 된 이유
미국은 자국 내 전력 인프라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보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는 대형 발전소와 광역 전력망에 투입되는 핵심 장비이기 때문에,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생산을 늘리는 것이 정책적 목표다.
한국과 중국은 초고압 변압기의 주요 수출국으로 꼽히며, 이번 관세 확대 조치로 가장 큰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2. 중소형 변압기는 왜 제외됐을까?
미국은 중소형 변압기를 전략 자산으로 보지 않았다. 이미 미국 내 공급망이 충분히 구축되어 있고, 글로벌 의존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세 직격탄은 초고압 제품군에 집중되었고, 중소형은 오히려 경쟁 구도에서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3.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 등은 초고압 변압기 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일부 미국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관세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반대로 현지 생산 기반이 부족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가격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 기업 간 체력 차별화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4. 장기 전망 – 위기 속에서 열리는 기회
비록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담이 크지만, 전력설비 산업 자체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는다.
-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송전망 투자
- 클라우드 및 AI 확산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 노후 인프라 교체 수요
이 세 가지 요인은 장기적으로 변압기 시장을 지탱하는 동력이다. 따라서 이번 관세 충격은 일시적 조정일 뿐,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결론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전력 인프라를 전략 산업으로 직접 관리하겠다는 신호다. 초고압 변압기는 단기적으로 관세 직격탄을 맞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산업 성장 덕분에 여전히 수요가 강하다.
한국 기업들에게 이번 사태는 리스크이자 기회다.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면, 오히려 관세 이후의 시장에서 더 큰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